문자로만 연애하는 남자, 그의 속마음은?
2009/12/17 08:24 by 무한™
차라리 "꽝. 다음기회에" 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. 오늘은 이렇듯 '문자로만 연애하는 남자'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. 이미 답을 알고 있겠지만, 사람이란게 '그래도, 혹시나, 어쩌면, 만약에'등의 단어를 꺼내 구멍난 풍선에 바람을 넣는 것 아니겠는가. 그 '구멍난 풍선'에 대해 살펴보자.
1. 공식적인 연애를 거부하는 남자
댓글로 달렸던 글인지, 아니면 <노멀로그 응급실>에 올라왔던 글인지 정확히 생각나진 않지만, 솔로의 장점은 누구를 좋아하거나 어느 여자에게 들이대든 그것이 지탄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라고 이야기 한 글이 있었다. 그도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. 공식적으로 사귀지 않아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가 있다면, 그녀와 커플부대 부럽지 않은 데이트도 할 수 있고 '여자친구'와 할 수 있는 일을 대부분 다 할 수 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'공식 연애경험'에는 '여친 없음'이라는 가격표를 떼지 않아도 된단 얘기다.
그가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'진심'일 거라고 생각해 계속 구애의 몸짓을 하고 온 신경을 그에게 쏟고 있을 수도 있다. 당신이 틀린 건 아니다. 그의 마음은 정말 '진심'일 수 있다. 당신을 단순한 '어장의 물고기'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, 진심으로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. 하지만 그는 '여친 없음'의 가격표를 떼어버릴 만큼 당신에게 반한 건 아니다.
2. 나 좋다는 사람 막지 않는 남자
이건 그 남자가 못되서 그렇다기 보다는 대부분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.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막 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. 상대가 스토킹 수준의 집착을 보이며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못살게 굴지 않는 이상, 립서비스도 해 줄 수 있고, 반가움을 증폭시켜 맞이해 줄 수도 있는 것이다. 문제라면, 상대방이 그걸 '됐다. 가능성 있어!' 라고 생각하는게 문제다.
좋은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속 깊은 얘기도 꺼낼 수 있고,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거나 안부를 묻거나 특정한 날을 챙기거나 생일을 축하하거나, 뭐든 할 수 있다. 이게 관심있는 사람과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. 인터넷에서 채팅을 해 본 적이 있는가? 몇 시간만 이야기를 나눠도 상대는 자기 친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털어 놓곤 한다. 멀리서 찾을 필요 없다. 노멀로그 응급실에 가도 엄마 아빠한테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응급실 상담소에 올라오니 말이다. 그 '우정'을 '가능성'으로 잘못 읽지 말길 바란다. 친하게 지내던 남녀가 연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, 모든 친구가 시간만 지나면 연인이 되는 건 아니다.
3. 외로움의 킬러로 누군가를 고용한 남자
"그 남자가 친구들이랑 술 마신다면서 나오라고 한 적도 있단 말이에요!"
그게 특별한 일이라 생각하는가? 그런 경험이 별로 없다면 뭔가 대단히 의미있는 일 처럼 생각 될 수도 있겠지만, 내 경우와 주변의 경우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, 그건 '관심'이라는 것의 완전한 증거가 될 수 없다. 물론, 관심이 있으니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부르는 일도 가능하다. 하지만, 술집이든 노래방이든 당신을 불러서 함께 가게 되었다고 그것을 '관심'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단 얘기다.
예전 매뉴얼에서 한 적 있는 노래방 이야기를 기억하는가? 친구들은 노래방 가기 전에 자신의 전화번호 목록을 뒤져 가까이 사는 여자사람들을 부르곤 했다. 같이 놀자며 말이다. 그게 관심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. 시커먼 놈들끼리 노래방 가기는 쵸큼 어색하니 친구와 함께 나오라거나, 아니면 혼자라도 놀러 오라고 이야기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. 그냥 '같이 놀자'의 의미가 될 수 있단 얘기다.
잊을 만 하면 문자를 보내는 그 남자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의미로 설명할 수 있다. 정말 관심이 있어서 문자를 보내는 사람도 있겠지만, 문자를 보낸다고 다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고 말이다. 그는 무료한 하루를 돌아보다 핸드폰에 눈이 갔을 수도 있다. 그리곤 전화번호부를 검색하다가 대 여섯 명한테 문자를 보냈고, 그 중 당신의 번호가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. 당신은 답장을 했고, 아니, 그 대 여섯 명 중 몇은 답장을 했고, 그는 이제 무료함을 날렸을 수도 있다. 그의 핸드폰에 당신 전화번호만 저장되어 있다면, 난 그가 당신에게 관심있어서 그런 거라는 당신 주장을 받아들이겠다. 그게 아니라면, 그 주장에 동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당신은 더 나은 증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.
그와 연락만 하고 지내는 사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. 연락하고 지낸다고 해서 금방 그와 커플이 되거나 그가 고백을 해 올 거란 생각은 자신만 피곤하게 할 수 있다. 당신이 실수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, 뭔갈 잘못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. 그냥, 그에겐 당신이 '그 정도'로 생각될 수 있단 얘기다.
자, 이런 상황에서 그가 자신의 구슬픈 연애사를 밝힌 적이 있다면 당신은 또 생각할 것이다. '예전에 그런 사랑을 한 적이 있어서 아직도 마음에 상처가 남아있나…… 그래서 나에게 쉽게 오지 못하는 건가……'라고 말이다. 그 생각이 자신을 한 발짝 더 가시밭길로 인도할 것이다. 투명친구라고 생각해라. 영화 <후아유>에서 나왔던 것 처럼, 현실세계에 없는 투명한 친구라고 생각해 버려라. 당신이 안달하지 않는다면 스스로도 편해질 것이고, 그 역시 가격표를 떼고 다가오거나 연락할 일 없는 번호로만 당신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. 문자로만 연애하는 남자에겐, 문자로만 만나주는 것이 답이다.
▲ 노멀로그에선 손가락 버튼을 누르는 게 답이다.
▲ 난 먹고 살기만 좀 나아지면, 이 버튼부터 떼어버릴거다. 아 귀찮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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